일을 하다보면 힘들고 지치다 못해 예민해지는 순간이 생긴다.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고, 평소라면 전혀 타격이 없을 일에 크게 동요한다. 누군가 나를 건드리기만 해도 고슴도치가 몸에 가시를 세우듯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순간 분위기가 가라앉고 그 원인은 나인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지대넓얕으로 잘 알려진 작가 채사장의 책 [열한계단]에 이런 시기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게해준 내용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정말 힘든일 같은건 없다.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충분한 시간과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우리는 어떤 어려운 문제든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힘들지 않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질 때 발생한다. 정신은 분산되고 신경은 예민해진다. 간신히 처리하던 일들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긴다. 도미노처럼 일들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모든 일에서 연쇄적으로 터진다. 관계된 사람들에게 습관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반대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쉽게 짜증을 내고 이것이 다시 원인이 되어 신경 쓸 일들이 더 늘어만 간다. 어느 순간 모든 일을 망쳤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마음이 예민하고 힘든 순간은, 커다란 힘든일이 한가지가 생겼을 때가 아니라 힘들지 않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질 때이다. 하나의 힘든일은 오히려 그 일을 돌파해나갈 방법에 집중하게되고, 해결 이후의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힘들지 않은 일 여러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지면 무엇하나에도 집중할 수 없이 어떤 일을 하려고 보면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재촉당하길 반복하다보면 지치고 예민해진다. 돌이켜보면 이럴때 더욱 마음이 힘들다.
이에 대해 책에서는 이런 해답을 준다.
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범아일여. 어차피 이 세계는 바로 당신의 세계입니다. 당신이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이 될 것입니다. 바로 당신이 이 세상의 유일한 주인공이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힘들지 않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런 상황을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내 마음을 통제해야 한다. 주어지는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내가 결정하는 문제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한 번 웃음 짓고, 최대한 내 중심을 잡고 상황을 정리하면서 마음속 여유를 갖는다. 이 때 관찰자의 시점에서 이런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구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그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생각의 전환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아는 것. 그리고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내가 결정한다는 점을 아는 것.
이 두 가지를 기억한다면 우리는 올바르고 지혜롭게 어떤 힘든일이든 해결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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