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삶이 힘들때, 인생의 길을 모르겠을때,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때 자기계발서를 읽게 된다.
세상엔 다양한 자기계발서가 있고 어떤 책은 너무나 큰 위로와 공감이 되기도 어떤 책은 공감은 커녕 분노가 피어나는 책도 있었다. 어느 때엔가 자기계발서라는게 결국 당연한 얘길 구구절절이 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안 전혀 찾아보지 않게 되기도 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있었다. 베스트셀러에 오를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책이었다. 주변 지인들 중 그 책이 너무 좋다고, 꼭 읽어보라고 추천을 몇 번 받아서 나도 사서 읽어봤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무척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책 한권을 다 읽는게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둘 정도였다. 어떤 사람에겐 너무 좋았던 그 책이 나에게는 너무 맞지 않았고 읽기 힘든 책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그 책에 대한 감상이 왜 그렇게 달랐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내 상황이, 내 감정과 마음상태가 그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기였다. 자기계발서라는 분야는 인문학책, 철학책, 소설책 심지어 전공책처럼 어떤 사실을 기술하거나 내용을 전달하려는 책이 아니다. 그 책을 읽는 개인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어서 말그대로 발전시키기 위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개인이 그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
예를들어 보자면, 사람마다 수면시간이 다 다르다. 누군가는 일찍 잠들어 일찍 일어나는게 개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새벽에 집중해서 일하고 늦게까지 자는게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일 두 사람에게 '아침 6시에 일어나면 성공한다.'라고 누가 말한다고 해보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그 말에 '나는 일찍 일어나니 성공할 수 있다'라는 긍정의 메세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늦게 잠드는 사람이 그 명제를 받아들여 무리하게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하거나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게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계발서란 누군가에겐 좋은 책이 될수도, 누군가에겐 나쁜책이 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를 읽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믿지 않지만 자기계발서가 필요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도 가끔은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내가 생각하는 자기계발서의 좋은 활용방법은 먼저 나의 성향을 파악하고 내게 맞는 책인지를 고민하면서 읽는 것이다. 모두에게 완벽한 자기계발서란 없다.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라는 당연해보이는 명제도 누군가에게는 긍정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게 너무 거북한 책을 '정도'라 생각하며 받아들이려 노력하지 말자. 조금은 불편하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 나에게 좋은 자기계발서이다. 같은 책이라도 내게 맞는 시기가 있고, 그 책은 그 시기에 읽으면 된다.
세상에 정답은 없고, 그렇기에 정답만이 쓰여있는 자기계발서 또한 없다. 길을 찾으려 너무 노력하지 말자. 내 한발자국 앞을 비춰줄 수 있는 랜턴 같은 책을 찾아 한걸음씩 내딛다보면 그게 내 길이 된다.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를 다시 꺼내 읽어볼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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