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자취를 시작해서 본가를 나왔다. 집을 나오기로 결심하고 직장 근처로 집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매매, 전세, 월세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민해봤다. 본가에서 나오는 첫 자취이기에 아파트의 매매나 전세로 들어가면 거주비용 이외에 사야할 가구가전 등 부가 비용이 너무 많았고, 자차가 없는 내가 걸어다닐 수 있는 회사 근처 아파트들은 대부분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 뿐이라 이곳저곳 다녀보고 결국엔 비교적 신축인 빌라 1.5룸에 월세로 들어왔다. 나름 근처 시세보다는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낮춰서 잘골라 들어왔고 크기도 혼자 살기 딱 적당해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월세 계약이 1년인지라 벌써 9개월이 지나서 이제 다시 다음 거처를 찾아야하는데, 원래의 계획은 1년 월세를 살고 아파트 매매해서 이사가는 것이었다. 매달 내는 월세가 아깝기도 하고, 왠지 이렇게 1인가구로 계속 살 확률이 높을 것 같아 회사에서 조금 멀더라도 신축 아파트 작은 평수로 이사가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게 왠걸 갑자기 내가 사는 동네의 집값이 올해 중반부터 들썩들썩하더니 이제는 내가 맘에 들어했던 신축아파트는 이미 내 손을 벗어난 금액이고 전에 생각했던 구축 아파트도 이제는 겨우겨우 영끌해야 가능한 가격이 되었다. (실제 가격 상승보다는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져서 필요한 실자금이 많아졌다.) 집값 비싸다비싸다 말할때도 금방 이 상황이 멈추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이라 쓰고 바램이라 읽는다)으로 외면하고 있었더니 부동산 가격은 고공행진을 멈추지않고 올라만 간다.
너무 오른 기존 아파트 집값에, 분양이나 공공주택, 행복주택 등등 다른 주거형태를 고려해봤지만 1인가구로 분양은 언감생심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울것 같고, 공공주택, 행복주택 등등 나라에서 마련해준 대안들은 연봉이 아슬아슬 넘어서 신청도 못한다. 열심히 오래 공부해서 남들보다 조금 더 번다고 행복해했더니 흙수저 고소득자(나랏님 기준)는 햄보칼수없어!!!!!!!!!
코로나로 실물경제는 바닥을 기고, 자영업자가 힘들고, 나라에서는 국민들 힘들다고 돈도 나눠주는데 이렇게 천정부지 오르는 부동산은 도대체 누가 계속 사고 있는 걸까. 사는 사람이 있어야 집값이 오를텐데, 갑자기 사람들이 몇억씩 어디서 생겨서 집을 사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집이라도 가지고 있거나 청약을 바라볼 수 있는 4,50대야 이 상황이 반가울 수 있겠지만 집 없고 청약은 쳐다볼 수도 없는 무주택 1인가구는 이 상황에서 나도 영끌이라도 해서 아무 아파트라도 사야하는건지 이 대세 상승기의 머리를 잡는 건 아닌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요즘 매매는 거의 없지만 전세가 많아졌다는 부동산 사장님의 말씀... 예정에도 없는 전세살이를 하게 되는걸까...
막연히 몇년 열심히 일하고 알뜰히 모으면 내 한몸 뉘일 조그만 새 집 한채 마련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편안히 살다가 갑작스럽게 벼락거지가 된 이사를 앞둔 흙수저 무주택 1인가구의 신세한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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